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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철학, 인지과학, 컴퓨터 공학 등 분야에 따라 의미가 다르다. 가령 후기 구조주의 철학자들은 차이를 발생시키는 추상적인 기계로 정의한다. 들뢰즈는 힘이 생성되는 모든 곳에 다이어그램이 편재한다고 본다. 컴퓨터 공학에서는 복잡한 논리적 흐름을 알아볼 수 있게 해주는 시각적 도구로 받아들인다.


건축가들은 이런 것들을 다 받아들인다. Peter Eisenman의 경우 인간의 머릿속에서 건축형태를 자동적으로 만들어내는 추상적인 생성 규칙으로 간주하고, MVRDV 등은 건축설계에 영향을 미치는 외재적인 힘들을 배열하는 시각적인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다니엘 리베스킨트 등은 건축설계를 자동으로 생성시키는 기계로 받아들여 그것을 직접 제작하기도 한다. 이는 관념이기도 하고 실재이기도 한 건축의 본성 때문이다.


  • 추상적 기계로서의 다이어그램

다이어그램을 추상적인 기계로 정의한 들뢰즈는 근대 철학의 주체와 표상 개념 을 대체하고 동일성과 표상 대신에 차이와 생성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인식 체계를 설명하기 위해 이 개념을 채택했다. 기계라는 것은 타자기의 자판과 같이 이데올로기의 치우침이나 사회적 편견도 없이 익명적으로 작동하는 자동 기계이다. 이는 튜링 기계, 촘스키의 변형 생성 문법, 푸코의 판옵티콘 등과 같은 맥락이다.

들뢰즈의 '기계'는 '장치'와는 달리 자기 생산이 가능하다는 특이성 이 있다. 그리고 의미를 묻지 않고 사용만을 묻는다. 과거나 외부의 현실을 지시하거나 표상하지 않고 그 자체로 비의미작용이며 혼돈을 향해 발산해 가는 도구이다. 들뢰즈의 표현에 따르면 "사람들이 보거나 말하는 것을 가능케 하지만 자신은 눈멀고 귀먹은 그런 것"이다.